《주간한국문학신문》 제334호 2017년 12월 20일(발행 주간한국문학신문사, 서울)
중학교 중퇴, 방송통신고 졸업 안예진 씨 시인 등단 화제
학벌 위주 능력 평가 극복한 영광
허만길 문학박사의 시 재능 느껴진다는 말에 시 공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2학년 수료 후 자퇴하고, 고등학교입학자격검정고시 합격을 거쳐 36살에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한 안예진 씨가 48살에 시인으로 등단한 것이 큰 화제와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방송통신고등학교는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실시하는 방송 수업과 일반 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월 2회 일요일 출석 수업으로 공부하는 교육 제도이다.
안예진 씨는 《월간 순수문학》 2017년 12월호 신인 작품 응모를 통해 심사 당선되었으며, ‘장날’, ‘할머니’, ‘빗소리’, ‘바다’, ‘그리움’ 등 5편이 문학지에 소개되었다. 안예진 씨의 등단은 단지 안예진 씨 개인의 영광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외형적 학벌 위주 능력 평가를 극복한 사례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 모두의 영광이기도 하다.
8남매 가운데 일곱째로 태어난 안예진 씨는 아버지가 16년간 중풍으로 병석에 누웠다가 세상을 떠나게 되는 등 온 가족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방송통신고등학교 진학마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뒤에야 원주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아이들도 키우고 직장에도 다니면서 공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안예진 씨가 시 공부를 하게 된 계기는 《월간 순수문학》에 실린 당선 소감문에서 “2017년 5월 어느 날 어느 선생님께서 나의 모습에서 시 재능이 느껴지므로 시를 공부해 보라고 하셨다. 살아 내느라고 내 꿈이 무엇이었는지조차 잊고 지낸 시간에 햇살 한 줄기가 비치었던 것이다.”라고 한 데서 알 수 있다. 안예진 씨는 그 어느 선생님이 문학박사 허만길 시인(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국제PEN한국본부 이사)이라고 밝혔다.
허만길 박사 역시 가정환경이 어려워 중학교 때부터 객지로 나가 고학으로 공부하였고, 국가시행 중학교교원자격검정고시에 수석으로 합격하여 18살(1961년)에 중학교교원자격증을 받고, 고등학교교원자격검정고시에도 수석으로 합격하여 19살(1962년)에 고등학교교원자격증을 받았는데, 교육자로서 어려움 속에서 공부하는 제자들을 적극 보살펴 왔다고 한다.
허만길 박사는 우리나라 방송통신고등학교 개설 첫 해 1974년부터 5년간 서울 경복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 학생들을 지도하고, 경복고등학교를 떠난 이후 현재까지도 방송통신고등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에게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 왔다. 1978년에는 ‘방송통신고등학교 교가’를 작사하여 작곡을 의뢰하고 최근에는 개인 경비로 교가 음원을 제작하여 널리 알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허만길 박사가 《전국방송통신고등학교 50년사》 편찬을 제안하면서, 2017년 5월 7일 전국방송통신고등학교 총동문회 주최로 편찬 발기인 대회가 열렸을 때, 강원도 원주에서 온 안예진 씨와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안예진 씨의 모습에서 총명함과 맑은 품성을 발견하고 문학적 재능을 강하게 직감하였다고 한다. 5월 11일 안예진 씨에게 전화로 시 재능이 느껴지므로 시 공부를 해 보라고 권유하면서, 원한다면 이메일과 전화로 시 공부를 도와줄 수 있다고 한 것이 안예진 씨가 시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안예진 씨의 첫 연습 시를 이메일로 받아 본 허만길 박사는 1년 남짓 지도하면 안예진 씨가 시인으로 등단할 수 있겠다고 예상했는데, 의외로 재능 계발 진도가 빨라 6개월 만에 신인 작품 응모를 하게 된 것이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고 했다.
원주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안예진 시인은 자신의 시가 처음 실린 문학지를 지인들에게 콧노래를 부르며 기쁜 마음으로 나누어 주었다며, “새로운 의미의 인생으로 태어나게 된 것을 잊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글을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쓰고 싶다.”고 했다.
허만길 박사는 안예진 씨에게 시 공부를 권유한 뒤 5월 12일자로 받은 첫 이메일에서 “선생님의 시 공부 권유를 받고 실눈으로 밤을 보낸 듯합니다. 사람은 언젠가는 본인이 하고 싶었던 것을 꼭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고서, 이틀 동안 자신의 마음이 주고받았던 고민을 ‘제 마음입니다’는 제목으로 의식의 흐름(a stream of consciousness)의 기법으로 쓴 시가 몹시 인상적이었다면서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제 마음입니다
안예진
시 한번 배워 봐요!
잠자던 문학소녀가 꿈틀입니다.
에이!
못해요!
그런데 자꾸 서성입니다.
밤에도 얕은 잠을 잡니다.
새벽에도 내 마음을 두드립니다.
하지만 글은 내게 내려오지 못하고 맴돕니다.
그저, 그저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언론보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문기사)허만길 수필집 '방송통신고등학교 학생과 졸업생에게 사랑을 보내며' 발간(주간한국문학신문 2022년 1월 1일) (0) | 2021.12.27 |
---|---|
(신문기사) 허만길 문학박사, 국어학자 최현배 박사와의 만남 화제(주간한국문학신문 2021년 9월 1일) (0) | 2021.10.10 |
(신문기사) 허만길 문학박사 의령 관련 저술 79편 해설 '의령문화' 30호(2021년) 실어 (의령신문 2021년 6월 24일) (0) | 2021.07.03 |
(신문기사) 안예진 시인 초청 강연 및 시 낭독회 (주간한국문학신문) (0) | 2018.10.03 |
(기사)허만길 작사 <방송통신고등학교 교가> 제정과정 감동 <방송통신고등학교 40년사>에 실림(영등포투데이신문) (0) | 2017.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