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 시

(시) 사별의 위로 (시인 허만길)

별다홍 2009. 12. 16. 21:01

  사별의 위로   


             시인  허 만 길


떠나는 임인들 오죽하료.

건지지도 못하며

가슴 치는 이승 사람인들 오죽하료.


사납게 갈라지는 파도, 지진.

잡을 듯 잡힐 듯

기어이 서로 놓치는 울음, 울음…….


차리리 잔잔할밖에

차라리 서로 높을밖에

서로 멀리 오를밖에.


떠 있는 별자리가 한 하늘이듯

우뚝한 솔들이 한 숲이듯

외로움과 반가움이 한 얼굴이듯

내 서 있는 자리가 지구 저편을 둘러

다시 나의 자리이듯,


임이여, 서로 어쩔 수 없는 아쉬움

차라리 거두고,

넓은 한 울타리 초연히 가슴 새기며,

서로 잔잔하도록 복을 빌밖에

서로 높도록

서로 멀리 오르도록

복을 빌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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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전: 월간 순수문학 1994년 1월호 p.213. 월간순수문학사. 199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