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의 위로
시인 허 만 길
떠나는 임인들 오죽하료.
건지지도 못하며
가슴 치는 이승 사람인들 오죽하료.
사납게 갈라지는 파도, 지진.
잡을 듯 잡힐 듯
기어이 서로 놓치는 울음, 울음…….
차리리 잔잔할밖에
차라리 서로 높을밖에
서로 멀리 오를밖에.
떠 있는 별자리가 한 하늘이듯
우뚝한 솔들이 한 숲이듯
외로움과 반가움이 한 얼굴이듯
내 서 있는 자리가 지구 저편을 둘러
다시 나의 자리이듯,
임이여, 서로 어쩔 수 없는 아쉬움
차라리 거두고,
넓은 한 울타리 초연히 가슴 새기며,
서로 잔잔하도록 복을 빌밖에
서로 높도록
서로 멀리 오르도록
복을 빌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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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전: 월간 순수문학 1994년 1월호 p.213. 월간순수문학사. 199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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