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 시

젊음(시)-허만길 지음-월간순수문학 2000년 올해의 시 선정작

별다홍 2008. 11. 23. 20:39

 


젊음


               시인 허만길

 

차라리 밥을 굶을지라도

꿈을 굶주릴 수 없던 황금의 때


걸어서 걸어서 백만리 밖이라도

한 이삭 이상을 주울 수만 있다면

육신이야 아무리 헤어져도 상관 말자며

정열에 불타던 때 


큼직한 진리 향한 일이라면

쉽게 살기보다는

어렵게 살기가 달고

편하게 어울리기보다는

외로운 몸부림이 가쁜하던

태양의 나날이여.


아무리 세상이 어두워도

내 뜨거운 젊음이 살아 숨쉬는 한

영원히 새벽은 밝아 오고

사람은 사람으로

고귀한 자리로 기어이 오르게 하리라

다짐하던 아픈 세월이여.


지난 그 젊음에 심은 꿈

지금도 알뜰히 내 영혼에

새벽처럼 살아 있어

아직도 세상은 찬란한 무지개로 비치고

사람은 사람으로 고귀하게 오르려 한다.

-----------------

* 출전 :「월간 순수문학」 2000년 11월호. 허만길 시집 「당신이 비칩니다」(도서출판 영하, 2000)

* 「월간 순수문학」 「2000년 올해의 시」 선정작